[에그테크 뷰]1위 소개팅 앱 창업자의 1조 짜리 사업 아이템

관리자
2021-12-29


IT 기술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농업 혁신을 이뤄내려는 목표로 설립된 그린랩스!

어느새 농업 전 과정에 필요한 것을 한번에 제공하는 '만능 해결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린랩스 대표 서비스인 팜모닝은 회원 농가가 2022년 1월 기준 45만을 돌파했는데요.


지난 9월, 스타트업 콘텐츠 전문 유튜브 채널 'EO'에서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았던, '농업 혁신'이라는 길을 선택한 신상훈 대표님과 그린랩스 이야기!

함께 살펴 보실까요?



EO 인터뷰: 욕망에 집중하면 큰 돈이 보인다 💰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님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그린랩스는 데이터와 IT 기술로 농업을 혁신하는 애그테크(AgTech) 스타트업이에요. 

농장 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 스마트팜의 설치 및 관리와 농업 정보 포털 서비스

팜모닝을 운영하며 디지털 농업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농업이라는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훈 한국에 거의 없다시피 했던 데이팅 앱 산업을 리딩했지만 사업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많았어요. 왜 사업을 하는지, 사업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창업가 모임에 참석했는데,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 분들과 대화하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보람을 느끼며 평생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여러 산업을 찾다가 '농업'이라는 분야를 발견하게 된거죠. 100년이 지나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류의 식량 문제를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었어요.



당시 국내 스마트팜 보급율은 어느 정도였나요?

상훈 저희가 창업할 무렵,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농업을 디지털화하는 애그테크 회사가 굉장히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기업 가치도 높게 인정받고 있었고, 그만큼 많은 인재들이 뛰어드는 시장이더라고요. 시장 규모를 찾아보니 국내는 150조 원 정도, 아시아 전체로 봤을 때는 2,000조원이 넘는 엄청 큰 시장이었어요. 농업 시장은 필연적으로 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 5위권 안에 드는 비닐하우스 농법의 엄청난 강자예요. 하지만 비닐하우스 농법이 더 완벽해지려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야 하거든요. 기계가 일정하게 식물이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되는데, 이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스마트팜 기술입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팜 보급율이 전체 경지면적의 1%가 채 안 되었는데,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스마트 농업 보급률이 99%에 달할 정도로 스마트팜 도입이 빨랐어요.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던 거죠.


그린랩스 컨설팅사업실장 정명석님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명석 유럽에서는 20년 전 부터 스마트팜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네덜란드는 수십년에 걸쳐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인사이트 지표들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거죠.


상훈 스마트팜, 농장의 데이터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했어요. 저와 공동 창업자들이 가장 잘하는 일이고, 평생 사업을 해왔던 영역이죠. 저를 가까이서 봐왔고, 신뢰를 쌓아왔던 분들을 위주로 함께 일하자고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농업 혁신'이라는 여정을 함께하고 계신 여러분이 그린랩스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 그린랩스 CBO 최정혁님 / [하] 그린랩스 CTO 남현우님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정혁 그린랩스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 사실 두 번 정도 거절했어요. 농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잘 몰랐기 때문인데, 대표님께서 갑자기 저에게 사업 발표를 하시더라고요. 농민들을 돕자는 마음으로 스마트팜을 강조했던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고령화 때문이죠. 농민 분들의 평균 나이가 65세 정도 되는데, 일일이 손으로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농장은 왜 이렇게 자동화가 안 되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만 바꾸면 농산업을 충분히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현우 처음에는 밥 한번 먹자고 하셔서 나갔는데, 밥 먹고 나니까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시더라고요. 처음엔 대표님과 농업이라는 분야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놀랐어요.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이 이 사업을 계획하고 이야기하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점에 끌렸던 것 같아요.



그린랩스 투자자 '해시드' 김서준 대표님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서준 잘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전통 산업에서 과격한 혁신을 일으키곤 합니다. 그 산업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보다는, 소프트웨어 혁신에 대한 에너지와 활용 방안을 잘 아는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방식과 속도로 산업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페이팔, 에어비앤비 등의 창업자가 그 업계에서 일하던 사람이 아니었던 것처럼요.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로 전혀 경험이 없는 창업자들이 이 산업을 편견 없이 혁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훈 저도 항상 산업의 혁신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만들 수 있다고, 이미 그 산업을 잘 아는 사람은 혁신하기 어렵다고 말해왔어요. 그래서 우리도 농업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통 농업에 익숙한 고령 종사자가 많은데, IT 기술을 접목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상훈 가장 처음에는 기존에 배포된 스마트팜 제품들의 단점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현지에 가서 농민들과 직접 인터뷰를 해보니 문제점이 많더라고요. 에어컨을 끄고 켜는 리모컨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놓고 사라지는 업체들이 많아서, 농민들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이 정도면 농민들과 신뢰를 지키면서, 도망가지만 않아도 주문이 들어올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린랩스 프로덕트 '팜모닝'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상훈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스마트팜을 쉽게 말하자면 두뇌가 없는 시스템이에요. 지금 뭘 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없었죠. 반면 그린랩스의 스마트팜 시스템은 모든 환경요소에 대한 상황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이 돼요. 데이터를 통해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인거죠.


정혁 초창기에는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았어요. "너희가 할 수 있겠어?"라는 반응이었죠. 저는 해결하고자 마음 먹은 일에는 계속 도전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직접 농가들을 다니면서 그린랩스를 알리기로 했어요. 전국에 안 가본 지역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스마트팜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담은 전단지를 들고 다니기도 했는데, 그렇게 했더니 농민분들이 점점 믿어주시더라고요. 실제로 사용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그 분들이 좋은 후기를 주변 농가에 전하면서 사용자가 많이 늘었어요.



그렇다면 농민들이 그린랩스의 '팜모닝'을 이용하며 생긴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스마트팜 경영인 박두호님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두호 스마트팜을 이용하기 전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농장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거의 감옥이나 마찬가지였죠. 제가 있는 천안은 추운 날엔 영하 20도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농장에도 난방이 필요한데, 농장에 있지 않으면 온실 안의 온도가 어떤지 알 수가 없어요. 겨울에는 온실 안 쪽방에서 자며 한 시간마다 이상이 없나 확인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설정값을 바탕으로 하드웨어를 자동으로 제어해주고 있어요. 제가 농장에 속박될 일이 없어졌기 때문에, 제 시간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죠.



스마트팜 관련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던 중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셨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훈 제가 주로 일이 잘될 때 밥상을 걷어차는 일을 잘하거든요. 스마트팜을 출시하고 첫 해의 매출이 30억, 그 다음 해엔 90억이었어요. 그 다음 해에는 200억 이상을 기대했고, 빠른 성장에 심취해서 스마트팜에만 에너지를 쏟았어요.

생각해보면 2017년부터 스마트팜을 보급했는데, 아직도 스마트팜 이용 농가 수는 1,50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2,000개도 안 되는거죠. 그걸 깨닫고 나니 '이렇게 해서 어떻게 농업의 혁신을 만들지?'하는 생각이 들었죠. 스마트팜을 쓰지 않는 농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되었고요.

농장을 잘 경영하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플랫폼적인 데이터 솔루션을 만드는 쪽에 투자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 조직을 완전히 뒤집어 엎었죠.


명석 그 때 대표님께서 소개하신 것이 FBN이라는 회사의 비전이었어요. 미국 농업계의 구글 같은 회사인데 '농업, 빅데이터, 플랫폼'이라는 세 가지로 기업의 가치를 실현하는 회사입니다. 농가의 정보를 수집하고,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거죠. 이런 점들이 굉장이 신선했고, 제가 가진 전문 지식을 활용해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현우 그 후에 농사 관련 정보나 혜택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고, 이 서비를 통해 스마트팜의 장점을 알리고 보급률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양쪽을 같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날씨 관련 기능, 병해충 정보 제공 기능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진 않았어요. 실제로 농민이 필요한 정보와는 거리가 멀었던 거예요. 농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 보조금 정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농사를 지으면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얼마인지가 궁금한 거죠. 그걸 확인하려면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야해서 생각보다 번거롭고, 신청 양식도 복잡하거든요. 원하는 정보를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정보가 올라오면 알림을 보내고, 사업계획서 작성에 도움을 드리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상훈 사실 농업 분야에서 이런 시도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 출시가 신기해서 많이 받아보셨던 것 같아요. 출시 이후에는 빠르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해왔습니다. 앱 출시 6개월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할 정도였어요. 농장 경영에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고, 저희도 놀라울만큼 반응이 뜨거워요. 유저들의 입소문을 통한 가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그만큼 농민분들이 정보에 대한 갈증이 컸던 것 같아요.



'파이프트리'에 대한 투자와 '리얼팜' 인수를 진행하셨는데요. 축산 분야까지 진출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상훈 농업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고 있지만, 올해의 가장 큰 성과는 축산 분야로의 진출이라고 생각해요. 축산 관련 AI 스타트업 '파이프트리'와 축산 전문 회사 '리얼팜'을 통해 축산 분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데이터 농업을 시작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제가 생각한 농업의 범위는 축산업, 수산업을 포함한 개념이었어요. 식량 문제의 해결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 축산업은 50조 이상의 규모를 가진 큰 시장이고, 디지털화 되기에 훨씬 유리한 상황을 가지고 있어요. 더욱 기업화되어 있고, 일하는 농민의 수에 비해 가축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축을 관리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거든요. 농업 전 분야를 포괄하는 그린랩스의 플랫폼과 리얼팜의 생산 기반 플랫폼이 만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준 초기의 그린랩스는 단순한 스마트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기능을 실험하고 있더라고요.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어요. 농부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중에 하나만 좋아해도 그린랩스의 팬이 되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농민이 원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농업 혁신'이라는 목표에 열정적으로 몰두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상훈 사업가에게 가장 괴로운 순간은 뭘 해야 할지 모를 때인 것 같아요. 우리 팀이 무엇을 보고 달려야 하는지 말해줄 수 없을 때요. 그 당시에 제가 가진 한계였을 수도 있지만, 그린랩스를 하면서는 그런 고민을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할 게 너무 많아서 뭐부터 해야 할지 정하는 게 더 고민이에요. 뭘 해야 할지를 정말 신나게 지를 수 있고, 그게 또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게 너무 좋아요. 이런 산업에 들어와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정혁 농업에 혁신을 일으켰잖아요. 그 자체로도 저한테는 의미가 아주 큰 것 같아요.


현우 제가 가진 능력을 활용해서 사회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점인 것 같아요. 요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굉장히 각광 받는 직업인데, 그 반대쪽에 농업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린랩스를 통해 농업이 육체적으로 고되지 않으면서도 보람 있는 직군이라고 인식이 바뀌길 바랍니다.



앞으로 그린랩스가 가진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진 출처 : EO 영상 캡처)


정혁 농민분들이 '팜모닝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생각을 하실 정도로 농업을 혁신하는 것입니다. 그 일을 해내는 유일한 기업, 아시아 넘버원 애그테크 기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상훈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 저희 솔루션이 보급 되고, 농업과 축산업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 농업 혁신이라는 도전에 계속해서 기여하고 싶고요. 저희 그린랩스의 도전이 계속 되기를 바라고, 그 기반을 잘 다지고 싶습니다.